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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라마영화

《미지의 서울》리뷰: 이름도, 도시도, 그리고 마음도 ‘미지’였던 시간들

by 10KFit 2025. 6. 3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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📺 tvN · 티빙 · 넷플릭스 / 2025년 상반기 방영 / 박보영 1인 2역 주연

 


 

“서울은 너무 익숙해서 더 낯설었다”

 

‘서울’이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.

그러나 *《미지의 서울》*은 그 익숙한 도시를, 너무나 낯설게 그려낸다.

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고, 기회가 넘치고, 모든 것이 다 있을 것 같은 도시.

하지만 드라마는 묻는다.

 

“당신은 이 도시를 정말 알고 있나요?”

 

이 질문은 곧, 이 드라마의 주인공 ‘미지’와 ‘미래’가 던지는 삶의 질문이기도 하다.

그들은 서울을 살고 있지만, 동시에 자신조차 잘 모르는 미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.

그래서 이 드라마는 단지 ‘장소’로서의 서울을 넘어서,

우리 모두의 내면을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 된다.

 


 

이름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: 미지, 미래, 그리고 서울

 

이 드라마의 제목인 *《미지의 서울》*은 단순히 낯선 서울을 의미하지 않는다.

더 깊이 들여다보면, 인물의 이름이자 서사의 핵심 코드이기도 하다.

 

  • 미지(未知): 아직 알지 못한 세계.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프리랜서 여성.
  • 미래(未來): 다가오지 않은 시간.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공기업 직원.
  • 이들은 쌍둥이 자매다. 외모는 똑같지만 성격도, 삶도, 꿈도 정반대다.

 

이 이름들은 각각 인간의 두 가지 얼굴을 상징한다.

불확실한 오늘을 사는 ‘미지’와, 계획한 대로 살아가지만 정작 내면은 공허한 ‘미래’.

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서울은,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.

 

익숙하지만 낯설고, 가까운 듯 멀고, 환영 같기도 한 도시.

그래서 이 드라마는 ‘사람’과 ‘도시’, 그리고 ‘정체성’을 아우르는

복합적이고도 섬세한 이야기다.

 


 

자리를 바꾸면,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

 

두 자매는 어느 날 서로의 삶을 맞바꾼다.

불안정한 삶에 지친 ‘미지’는 미래가 되고,

완벽함의 틀에 갇혀 있던 ‘미래’는 미지가 된다.

 

이 ‘삶 바꾸기’ 프로젝트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다.

서로가 마주하지 않으면 몰랐던 감정들,

타인의 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드라마 속에서 촘촘히 그려진다.

 

이 과정은 성장과 치유의 여정이다.

그리고 보는 이에게도 말없이 묻는다.

 

“당신은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나요?
“당신에게도, 바꿔 살아보고 싶은 하루가 있지 않나요?

 


 

박보영의 1인 2역, 한 인물에 두 세계를 담아내다

 

이야기의 중심엔 박보영이 있다.

그녀는 미지와 미래, 두 자매를 넘나들며 섬세한 감정선을 오롯이 표현해낸다.

목소리의 높낮이, 눈빛의 떨림, 말투의 호흡 하나까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든다.

 

해외 매체들도 그녀의 연기를 극찬했다.

Variety는 “하나의 얼굴에 네 가지 감정을 불어넣은 완벽한 페르소나”라고 했고,

Forbes는 “자아분열이 아닌 진짜 인물처럼 느껴지게 한다”고 평했다.

 


 

관계, 그 오래된 벽을 허물다

 

후반부로 갈수록 이 드라마는

정체성의 탐색을 넘어, 관계 회복의 서사로 확장된다.

 

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

 

  • 호수와 새엄마의 관계가 서서히 녹아내리는 장면이다.
  • 갈등으로 얼룩졌던 일상은 어느 날, 조용히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면서 변화한다.
  • 옥희와 그녀의 엄마 역시 오래된 오해와 침묵 속에 살았지만,
  • 결국 눈물과 사과로 서로를 껴안게 된다.

 

이 장면들은 단지 조연 이야기로 보기 어렵다.

그 자체가 이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다.

 

“사람은 결국, 관계 안에서 치유된다.”

 

서울이라는 복잡한 도시가 외롭게 느껴지는 이유는,

어쩌면 우리가 서로를 너무 모른 척하며 살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.

그리고 이 드라마는 말없이 그렇게 전한다.

‘서로를 이해하려는 순간, 도시도 따뜻해진다’고.

 


 

서울, 그리고 나. 미지였던 우리를 마주하는 시간

 

《미지의 서울》은 삶의 전환점을 다룬 이야기지만,

그 전환은 아주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다.

 

  • ‘남이 되어서야 나를 알게 됐다’는 대사처럼,
  • ‘어두운 데서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’는 말처럼,
  • 이 드라마는 조용히, 그러나 깊게 마음을 흔든다.

 

서울을 배경으로 하지만, 이야기의 중심은 ‘도시’가 아니다.

그 안에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이야기다.

 


 

📝 총평

항목평가

연기력 박보영의 1인 2역, 감정선을 완벽히 분리해낸 명연기
스토리 완성도 삶과 관계를 통합한 유기적인 서사 구조
감성 깊이 도시 속 외로움, 상처, 치유를 따뜻하게 담아냄
주제 전달력 정체성 · 공감 · 용기 · 관계 회복이라는 키워드가 뚜렷

 

 


 

🌿 마무리하며

 

《미지의 서울》은 말한다.

삶은 늘 예측할 수 없고, 그래서 늘 ‘미지’라고.

하지만 그 미지를 지나,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고,

나를 돌아보는 순간 우리는 진짜 ‘서울’을, 진짜 ‘나’를 마주하게 된다.

 

올해, 단 하나의 드라마를 꼽는다면

나는 주저 없이 이 드라마를 말하고 싶다.

 

“모든 이가 지나가는 도시,
그러나 누구에게도 다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서울.”
그 서울이 곧, 나의 이야기였다.